빌드업: 양 팀의 포지셔닝과 운영 방식
2025 K리그 개막전, 대전 하나 시티즌과 포항 스틸러스의 맞대결은 다양한 전술적 요소가 돋보인 경기였다. 개막전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양 팀은 치열한 중원 싸움과 효과적인 압박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박태하 감독과 황선홍 감독의 전술적 맞대결도 흥미로운 요소였으며, 특히 양 팀 모두 비대칭적인 빌드업을 활용하며 공격 전개를 시도했다. 포항은 센터백 이용이 내려와 후방 빌드업을 안정적으로 구축했고, 좌측 풀백 태석은 때로는 넓게, 때로는 안쪽으로 움직이며 공격 전개에 참여했다. 이러한 전술적 유동성은 상대 수비를 교란하고 공격 옵션을 다변화하는 데 기여했다. 포항은 이 전술을 통해 후방에서부터 안정적인 패스 전개를 이어갔고, 상대 진영으로 볼을 효과적으로 운반하는 모습이었다. 대전 역시 포항과 유사한 빌드업을 펼쳤다. 안톤과 강윤성이 쓰리백을 유지하며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전개했고, 박규현이 높은 위치를 점유하며 공격적으로 가담했다. 이수민과 밥신은 중원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빌드업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박규현은 포항의 태석과 마찬가지로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공간을 활용했고, 이를 통해 상대 압박을 분산시키는 패턴을 반복했다.
압박: 대전의 수비 전환과 포항의 공략
두 팀 모두 상대를 압박하는 방식에 있어서 차이를 보였다. 포항은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하며 상대의 패스 전개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대전은 상대 압박이 들어올 때 이를 역이용하여 공간을 창출하는 전술을 펼쳤다. 대전의 역습 패턴은 주민규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상대 압박이 올라오는 순간, 강윤성이 전방으로 롱패스를 연결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주민규는 공중볼을 경합하거나 패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이를 통해 빠른 공격 전개가 가능해졌다. 특히, 대전의 선제골 장면에서는 이러한 전술이 잘 드러났다. 이창근 골키퍼가 포항 수비를 끌어당긴 후 안톤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안톤은 이를 전방으로 연결했다. 이후 최건주가 공중볼을 경합하며 세컨드 볼을 따냈고, 이수민이 빠르게 공을 회수하며 공격을 이어갔다. 최건주는 주민규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대전은 수비적으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포항이 공격적으로 나올 때, 대전은 빠르게 수비 블록을 형성하며 공간을 최소화했다. 특히,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돋보였으며, 포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환: 빠른 트랜지션과 대전의 승부처
대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빠른 트랜지션(공격과 수비 전환)이었다. 포항이 볼을 빼앗긴 순간, 최건주가 빠르게 압박하며 공을 탈취했고, 박규현이 더블 압박을 가하며 상대의 패스 루트를 차단했다. 이후 이수민이 빠르게 패스를 연결하며 대전의 역습이 시작되었고, 주민규가 최건주에게 공간 패스를 제공하면서 크로스 찬스를 만들어냈다. 후반전에도 대전의 빠른 전환 플레이가 돋보였다. 롱볼 경합 상황에서 밥신이 원터치 헤더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바탕으로 김현욱이 침투 패스를 내주며 역습이 전개되었다. 두 명의 이적생이 연계하여 깔끔한 마무리를 완성했고, 대전은 두 번째 골을 기록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 중 하나는 대전의 센터백 김현우였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고, 안톤 및 아론과의 호흡도 뛰어났다. 특히, 경기 후반 포항이 공격을 몰아칠 때 골문을 틀어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전은 경기 내내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통해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으며, 후반전에는 포항의 체력 저하를 공략하며 승기를 굳혔다. 주민규의 전방 경합 능력과 빠른 공격 전환이 대전의 핵심 무기가 되었고, 후반전 교체를 통한 흐름 변화도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포항은 초반 강한 압박과 공격 전개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며 대전의 빠른 트랜지션에 대응하지 못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서 골 결정력이 부족했고, 수비 전환에서도 허점을 보이며 실점을 허용했다.
경기 총평: 대전의 조직력과 포항의 과제
이번 경기에서 대전은 황선홍 감독의 전술적 운영을 바탕으로 개막전 승리를 거두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빠른 전환과 높은 집중력, 그리고 주민규를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특히, 세트피스와 롱패스를 적극 활용하며 상대의 압박을 공략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었다. 반면, 포항은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는 듯했으나, 대전의 압박을 뚫지 못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를 몰아붙였지만, 결정력 부족과 체력적인 한계가 드러났다. 이호재가 상대 수비에 묶이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도 포항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개막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대전이 앞으로의 시즌에서도 이러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포항 역시 이번 경기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하며 다음 경기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2025 K리그는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