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변화 : 제임스의 새로운 역할
첼시는 최근 경기에서 리스 제임스를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새로운 전술적 변화를 시도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제임스를 미드필더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를 위한 맞춤형 훈련과 분석을 진행했다. 이는 라비아의 지속적인 부상과 적절한 미드필더 자원의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풀백 포지션에서 직선적으로 오가는 플레이보다 미드필더 역할이 제임스의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된 선택이었다. 코펜하겐과의 컨퍼런스 리그 경기에서 제임스는 카이세도와 함께 피벗을 맡아 후방 빌드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첼시는 후방 빌드업 시 3백 형태를 취하며 제임스가 그 중 한 자리에 위치하여 공을 받아주는 패턴을 반복했다. 제임스는 등지는 플레이에서 피지컬을 활용하여 버티며, 카이세도와는 차별화된 스타일로 경기를 운영했다. 카이세도가 수비 부담을 크게 짊어진다면, 제임스는 상대 압박을 풀어내는 패스 중심의 플레이로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장점 : 패스 능력과 수비 스킬
제임스가 미드필더로 기용되면서 빛을 발한 가장 큰 장점은 패스 능력이다. 그는 풀백 시절부터 킥력이 뛰어났으며, 이를 활용한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실제 경기에서도 도중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고, 측면에서 프리한 상태로 전개되는 듀스버리-홀이 공간을 만들 때, 제임스는 한 번의 전환 패스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장면을 보여줬다. 특히 반대편 측면으로의 패스 전환 능력은 기존 미드필더들보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수비적으로도 풀백 출신답게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측면에서의 1대1 대인 방어 능력, 태클 성공률, 그리고 몸싸움에서의 강점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적절한 요소였다. 기존의 수비형 미드필더들 중 일부는 대인 방어가 취약한 경우가 있는데, 제임스는 풀백 경험 덕분에 공간을 커버하고 상대 공격수를 압박하는 움직임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수비적인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마레스카 감독이 계속해서 그를 미드필더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또한, 경기 내내 공을 쉽게 차는 모습도 돋보였다. 상대가 강하게 압박할 때 굳이 볼을 끌지 않고 원터치 리턴 패스를 선택하며 실수를 최소화하는 운영을 보여줬다.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볼을 연결하면서 중원에서의 안정감을 더했다.
과제 : 전진성 부족과 포지션 최적화
하지만 제임스의 미드필더 기용이 완벽하다고 보기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드필더가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공을 받은 뒤 빠르게 돌아서면서 전진하는 능력인데, 제임스는 이러한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그는 몸이 크고 민첩성이 뛰어난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 압박을 받았을 때 빠르게 방향을 바꿔 전진하는 플레이가 어렵다. 이는 피벗 역할에서 중요한 요소인데, 단순 패스 연결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제임스가 가장 돋보인 장면 중 하나는 득점이었다. 쿠쿠레야가 컷백을 시도했을 때, 먼 거리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제임스의 킥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으며, 단순히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라 공격적인 기여도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의 골로 인해 상대가 내려앉을 수 없었고, 첼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후반전 들어 제임스는 카이세도가 빠지고 엔조가 투입되면서 오른쪽에서 플레이하는 시간이 증가했다. 원래 풀백으로 뛸 때도 오른쪽을 선호했던 제임스는 미드필더 역할에서도 오른쪽이 더욱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공을 다루는 방식, 패스 전개 방향 등을 고려했을 때, 만약 미드필더로 계속 기용된다면 오른쪽에서 활용하는 것이 최적화된 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첼시는 2-1 승리를 거두며 원정에서 중요한 승점을 확보했다. 제임스는 최근 경기에서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가며 복귀 이후 가장 긴 출전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본머스전 35분, 울버햄튼전 77분을 뛰며 점진적으로 출전 시간을 조절하던 그는, 최근 빌라전과 코펜하겐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다만, 아직까지 스프린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론적으로 보면 제임스는 미드필더로서 적합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킥력이 뛰어나고 수비적인 능력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적절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충분히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이다. 하지만 풀백과는 다르게 미드필더는 경기 내내 넓은 공간을 커버해야 하며, 빠른 전환과 드리블 돌파 능력도 요구된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다른 선수들이 더 많이 뛰어야 한다는 점이 제임스를 미드필더로 지속적으로 기용하는 데 있어 고민이 필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첼시는 제임스를 미드필더로 활용하며 전술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의 장점인 킥력과 수비력을 살리면서도, 전진성 부족과 활동량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향후 첼시가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 그리고 제임스가 미드필더로서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