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크 파브레가스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뛰어난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정확한 패스, 뛰어난 경기 조율 능력, 전술적 이해도를 갖춘 그는 아스날, 바르셀로나, 첼시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6세의 나이에 아스날에서 프로 데뷔를 하며 최연소 주장까지 역임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티키타카 축구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첼시에서는 조제 무리뉴 체제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또한,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2008년 유로, 2010년 월드컵, 2012년 유로 우승을 경험하며 ‘황금 세대’의 중심에서 활약했다. 이번 글에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클럽 커리어, 경기 스타일, 그리고 그가 남긴 축구 역사 속 순간들을 중심으로 분석해 본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아스날 (최연소 주장, 프리미어리그, 패스마스터)
파브레가스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라 마시아) 출신이지만, 2003년 16세의 나이에 아르센 벵거 감독의 눈에 띄어 아스날로 이적했다. 이적 후 곧바로 1군에 합류했고, 2004-05 시즌 아스날의 ‘인빈시블(무패 우승)’을 경험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그의 최대 강점은 정확한 패스와 경기 운영 능력이었다. 당시 아스날의 미드필드 중심에는 파트릭 비에이라 같은 피지컬이 강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뛰어난 전술 이해도와 창의적인 패스로 팀의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전진 패스와 스루 패스에 강점을 보이며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로 성장했다. 2008년, 21세의 어린 나이에 아스날의 주장으로 임명되며 클럽 역사상 최연소 주장 중 한 명이 되었다. 당시 그는 아스날의 중원을 책임지며 리더 역할을 수행했고, 공격 포인트를 꾸준히 기록하며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09-10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5골 15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아스날은 계속해서 주요 대회에서 우승과 거리가 멀었고, 결국 그는 2011년 고향 팀 바르셀로나로 복귀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바르셀로나 (티키타카, 전술적 변화, 우승 경험)
2011년,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35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바르셀로나에 복귀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펩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티키타카 축구를 완성하며 유럽을 지배하고 있었다. 파브레가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패스를 활용한 경기 조율 역할을 맡았고, 때때로 가짜 9번(False 9) 역할을 수행하며 최전방에서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임무도 수행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라리가, 코파 델 레이,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 등 다수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서의 3년 동안, 그는 완벽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팀 내 경쟁이 치열했고, 사비, 이니에스타, 부스케츠와의 조합에서 다소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결국 그는 2014년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결정하며 첼시로 이적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첼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조제 무리뉴, 어시스트 왕)
2014년,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3000만 유로의 이적료로 첼시에 합류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당시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리그 우승을 목표로 했고, 파브레가스는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전진 패스와 어시스트 능력이었다. 그는 디에고 코스타, 에당 아자르 같은 공격수들에게 정확한 패스를 공급하며 팀의 공격을 조율했다. 2014-15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8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최다 어시스트를 차지했고,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이후에도 첼시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2016-17 시즌에도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1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역사상 최고의 패스 마스터 중 한 명으로 남게 되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클럽뿐만 아니라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2008년 유로와 2012년 유로, 2010년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하며 스페인의 황금기를 함께했다. 특히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이니에스타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스페인에 첫 월드컵 트로피를 안긴 순간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그는 정확한 패스와 경기 조율 능력, 그리고 전술적 유연성을 갖춘 현대 축구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었다. 아스날에서 팀의 리더로 성장했고, 바르셀로나에서 티키타카 축구를 경험했으며, 첼시에서는 다시 한 번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플레이 스타일과 창의적인 패싱 능력은 현재까지도 많은 미드필더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며, 그는 단순한 패서가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조율할 수 있는 완벽한 플레이메이커로 기억될 것이다.